From. 우디 지난 2019년 8월 말, 큐클리프는 첫 단독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찾아주신 분들께 조금은 특별한 '환기'와 '활기'를 업사이클링 & 제로웨이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25년된 연립주택 건축물을 재생한 성수동 스페이스 오매 갤러리를 ‘활기동, 환기맨숀’으로 재구성해서 2틀간 운영했습니다. 그 때 갤러리 안 쪽 작은 방에선 3년간의 큐클리프 작업을 기록하는 아카이브룸도 선보였는데 홍보할 때도 그랬고 행사 당일에도 그렇고 전시가 끝나고 보니 아카이브룸에 대해서 제대로 얘기한 적이 없었어요. 큐클리프의 히스토리를 보여드릴 수 있고 그동안의 활동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귀한 작품이었는데 말이죠.이 공간은 폐 목재를 업사이클하여 [Development process] [Material experiment] [Other sampling] [Collaboration] [Sustainable fabric] 다섯 주제를 각각 판넬로 전시했습니다. 환기맨숀 아카이브룸 못다한 이야기 1 에서는 [Development process] 큐클리프의 로고 & 디자인 개발 과정을 조금 더 얘기해볼께요. 우디는 2016년 1월에 사업을 하기로 맘먹고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후 샘플 작업만 2~3개월 했었어요. 처음부터 업사이클링 관련 사업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자연친화적인 내추럴한 디자인의 브랜드를 생각했었어요. 그러던 중 비가오는 어느 날 작업실에 가려고 우산을 챙기는데 아끼는 우산이 망가졌고 집에는 고장난 우산만 가득했습니다. 전부 버리려다가 우산 천이 눈에 들어와서 뭐라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작업실로 들고왔습니다. 우산에서 뜯어낸 원단들로 작은 파우치들을 만들었는데 가볍고 생활방수도 되고 색감도 괜찮고 생각보다 장점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 씩 제품을 만들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제품들은 어느정도 제작했는데 브랜드 로고가 없었습니다. 도시 이름 부터 시작해 영단어도 섞어보고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어딘가 유치했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가 하는 작업이 업사이클 이라는걸 알게되었고 [U][P][C][Y][C][L][E] 스펠링을 각각 메모해서 카드 놀이하듯 계속 재배열해본 후 발음했을 때 가장 듣기 좋은 [C][U][E][C][L][Y][P] 단어를 완성했습니다. UPCYCLE이란 단어에 저희가 추구하는 철학을 모두 담을 순 없었기에 UPCYCLE을 한번 더 업사이클한 CUECLYP라는 신조어가 탄생했습니다. 큐클립? 큐클리프?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이 질문을 응근 듣습니다. 결론은 마음대로 부르셔도 되요. 저희는 큐클리프를 선택했어요. 저희가 만든 신조어니까 우리가 말하고 싶고 듣기 좋은 발음으로 선택했습니다. 아이케아vs이케아 또는 마이다스vs미다스 등 나라마다 부르는 소리도 다르듯 큐클리프vs큐클립 이렇게 이해해셔도 되구요. 이름은 완성되었고 이제 로고를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작업해야할지 고민이었습니다. 서치한 전세계 친환경 마크들을 참조해서 우리만의 픽토그램으로 재해석하여 2016년 3월 첫 로고를 완성했어요. 그리고 제품에 박힐 로고 라벨을 1,000개 발주했습니다. (라벨은 미니멈 발주 수량이 1,000개 부터 입니다ㅠ) 최종 라벨이 들어간 제품들을 들고 현명한 소비를 추구하는 오프라인 편집샵 ‘오브젝트’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대표님은 소재 아이디어는 좋지만 일부 제품은 실용성이 떨어지고 로고는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어요. 미팅이 끝나고 멘붕 상태였습니다. 가진 돈은 얼마없고 월세 입금 날은 빨리 돌아오는데 로고 개발부터 라벨 제작까지 다시 처음부터 작업해야한다니 힘이 빠졌습니다. 그치만 우리가 놓친 부분을 제대로 캐치해주셨고 그 때의 미팅이 큐클리프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업 할 땐, 칭찬해주는 사람만 있으면 안되고 제대로 꼬집어 주는 사람도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그 다음 로고가 완성되기 까지 한달이나 소요된걸 보면 그 때가 첫 슬럼프 기간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우산 모양에 집착하면서 저스트한 로고를 계속 만들어 냈고 재활용 마크에서 못 벗어나기도 하면서 정처없이 마우스만 움직였습니다. 그러던 중 이 작업이 틀에 갇힌 걸 깨달았고 큐클리프 이름처럼 기존과 다른 발상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왜 꼭 우산이어야만 하지? 평생 우산만 업사이클 할껀가? 우산인데 우산이 아닐 순 없을까? 우산의 꼭지점과 손잡이를 지우고 바탕에 사각 프레임을 넣으니까 구름 위로 해가 뜨는 형상이 보였습니다. 우산의 소생을 상징하면서도 다른 폐자원들도 다시 부활한다는 메세지가 포함된 그런 로고. 이거다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사용 중입니다. 뉴 로고 라벨이 들어간 실용성을 높인 신제품들을 제작해서 다시 오브젝트에 찾아갔습니다. 대표님은 바로 입점하라고 했고 큐클리프 상품들을 처음으로 디피하던 날이 제 생일이기도 했습니다. TMI 로고를 다시 만들던 때를 기억하면서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제품을 생산할 때마다 업그레이드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욕? 먹었던 초기 샘플들과 중간에 연구했던 제품들 그리고 현재의 상품들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아카이브룸에 기록했습니다. 얼핏 보기엔 초기 샘플들이 예뻐보이지만 (전시 때 구매를 원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실용성은 떨어집니다. 판매할 수 없었어요. 우산 원단의 물성에 맞게 디자인을 연구하고 제작 기법도 바꿔서 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여전히 연구 중이구요, 변천사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환기맨숀 아카이브룸 못다한 이야기 2 에서는 우산을 업사이클 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개발한 [Material experiment] 판넬 작품에 대해서 소개할께요! 지금까지 우디의 CC-TV 였습니다.